나와 같이 사업을 하고 있는 동업자가 있다.
사업은 그 동업자가 먼저 시작하였지만 난 그 사업의 비전을 보았고, 그 동업자의 성품을 믿어 지분투자를 결심하였고 시간날때마다 출자를 하여 비교적 적은 돈으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내가 주주로서 회사 2인자라는 이유도 있지만, 힘들때 항상 지켜봐주고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나에게 항상 큰빚을 지고 있다 여긴다.
그리고 투자외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내 개인적인 돈도 대여를 해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돈을 차입하여 회사에 가지고 왔다.
나는 몇년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BOE라는 거대한 디스플레이 회사에 휴대폰용 OLED 후공정(Back End)에 들어가는 장비를 수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고, 직원 몇명을 데리고 단기간에 개인적인 역량에 비해서 상당히 큰돈을 만질수가 있었다.
물론 수고한 직원들에게도 많은 비율로 나눠주었지만 전체 파이가 컸기 때문에 나역시도 많이 가져갔다.
그래서 나의 씀씀이를 고려해본다면 혼자서 이십년은 거뜬히 쓸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와 인생을 설렁설렁 살수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꿈이 있어 이를 재투자하기로 결심하였다.
어떤이가 보면 작은돈일수도 있고, 어떤이가 보면 매우 큰돈일수도 있는 돈이었는데.. 나는 내가 꿈꿔왔던 미래를 포기하기 할수없어 그런 결정을 내린것이다.
재투자후 약 2년의 세월은 많이 힘들었다. 그 사이에 우리 회사의 가치를 알아봐주셔서 이런 저런곳에서 투자가 있어 자금 융통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으나 여러가지 이슈들로 인하여 삐그덕거렸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란 말이 있듯이 사람의 일이란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고 멘탈을 바로 한채 같은일을 계속 반복하다보면(물론 전략도 중요하지만) 사실 안되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계약을 하였고, 내가 재투자한 자금도 조만간 커다란 과실이 되어 나타날것이다.
요즘 개인적으로 급 우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회사 동업자가 지나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조만간 투자금도 엑싯 할것이고, 매년 배당도 많이 받을텐데 뭘 걱정하고 있냐 하면서 힘을 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인지 와인과 같은 달콤 쌉싸름한 미래에 대한 기쁨보다는, 거친 풀잎을 씹고 있는 씁슬한 현실에 보다 마음이 쓰이는것을 어찌하리오..
나보고 얼른 퇴근해서 집에 가라고 하지만, 사무실에서 혼밥하고 영화나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다. 요즘은 단군신화에 나오는 웅녀처럼 조용한 굴속에 처박혀 마늘과 쑥만 먹고 살고 싶다. 내가 내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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