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아이비 생각

열정의 배신

아이비리 2020. 10. 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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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의 배신 》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많이 들어왔을것이다.

열정이 있다고 해서 모든일이 바라는대로 되는것은 아니지만, 열정이란 동인이 있어야만 앞으로 갈수 있는 추진력을 얻을수가 있기에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수조건이 열정이다.

하지만 인생은 열정적으로만 살아야만 하는 것인가? 혹시 열정에는 장점만 있고 단점은 없을까?

직장생활할때 난 정말 열심히 일을 했던것 같다. 업무 성과적으로 남들보다 우월했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을 했던것 같다.

경우에 따라선 탁월한 성과도 있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저 그런 성과도 내긴 했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성실 그자체이다. 아니, 성실 그 이상의 무엇에 홀린듯한 워커 홀릭이었다.

언젠가 중국 천진->빈해->정주->낙양->광주를 거쳐 홍콩에 들리고 베트남까지 무려 위도를 몇계단 거치는 출장을 1주일만에 소화를 한적이 있었다.

비록 1주일밖에 안되는 출장이었지만 엄청난 거리를 소화를 해가면서 비행기 타기 바쁘고 자동차 타기 바쁘고 미팅하기 바빠 밥먹을 시간없이 정신없이 지낸적이 있었다.

그 1주일은 내몸이 내몸이 아니었고, 내 정신이 온전한 나의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한국을 돌아가는 비행기를 베트남 현지 시간으로 11시에 탑승을 하였고 한국에 도착하니 새벽 4시인가? 5시에 도착하였는데.. 그 시간에는 집에 돌아갈 리무진 버스가 없어서 오전 7시까지 인천공한 벤치에서 새우등을 굽히며 잠을 청하다가 겨우 리무진 버스 타고 집에 들어가니 오전 10시경이었다.

그날은 이상하게 날씨도 꾸물 꾸물거리고 먹구름이 심하게 끼어있던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일주일동안 정말 텐션 가득한 출장일정을 소화하고 리무진 타고 집에 들어가는데 긴장이 팍~ 풀어지면서 만사가 귀찮아 지는것이다. 그리고 발코니창 사이로 들어오는 기분나쁜 우중충한 분위기가 나의 감정과 교호 작용을 일으키면서 갑자기 극단적인 생각이 들었다.

만사가 귀찮은게 그냥 귀찮은게 아니었다. 더이상 살고 싶지 않고 그냥 죽고 싶었다. 발코니 창을 열고 우중충한 먹구름 사이로 뛰어내리면 갈피 잃은 내 영혼이 답답한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것 같은 그런 자살충돌 말이다.

10분여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몸을 바들 바들 떨면서 고민하기를 반복하다가 누군가에게서 온 전화소리에 적막감을 깨어버리니 나는 겨우 그 갇힌 심리적 창살에서 겨우 구원을 받게 되었다.

하마터면 정말 돌이킬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을지도 몰랐을것이다. 평소에 굉장히 낙관적이고 유쾌한 나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멘탈이 다소 약한 사람이 강한 열정끝에 오는 갑작스러운 현타에 무슨 사단이 일어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몸서리를 쳤다.

바로 열정의 독인것이다. 마치 무술의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깊게 수련을 하다가 주화입마에 걸려 그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열정은 좋은것이지만, 반드시 좋은것만은 아니다. 열정을 가지되 때로는 딴청도 부리고 먼산도 바라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꿈으로 다가가는 속도가 살짝 더딜지라도 말이다.

ps. 열정적인 사랑도 그러하지 않을까?

#아이비일상 #아이비생각 #열정적인삶 #주화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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