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닐때 나랑 같이 연구소에서 일하였던 부사수는 롤렉스 시계 매니아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소위 말하는 명품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나는 그의 롤렉스 시계를 애정하는 마음을 전혀 이해 할수가 없었다. (대신에 나는 명품집과 명품차에 대한 관심은 지대함)
같이 해외 출장을 가면 그 부사수는 면세점서 몇천만원짜리나 되는 롤렉스 시계를 구입하곤 하였는데 주로 일본 출장을 같이 다녔기에 일본어를 못하는 그 녀석을 위해 내가 중간에서 통역에, 가격 흥정까지 도맡아 해야 하는 일도 겪기도 하였다.
게다가 해외출장시 지참할수 있는 현금의 한도가 있어 많지 않은 현금으로 고급 시계를 살수 없으니 신용 카드를 이용해 구입을 하였는데 가끔 그의 카드 한도가 차서 내 신용카드를 빌려 지불하는 민폐를 끼치기도 하였다.
그러고는 회사에는 잘 차고 오지도 않고 신주단지 모시듯 집에 놓고 다니며 가끔 회사에 차고 오더라도 혹시라도 시계에 기스가 생길까봐 더운 여름철에도 팔목이 덮히는 긴팔 셔츠를 입고오기도 하였다.
개인적 취향이라서 그의 선택에 대해서 내가 이러쿵 저러쿵 하는것은 실례이고 그럴 권리도 없고 전혀 비난할 마음이 없다.
그런데 나도 나이가 들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도 왕성해지면서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명품에 대한 소유욕이 아주 조금씩 조금씩 시나브로 꽃 피울 무렵에 나의 행동 패턴을 감지한 인공지능이 SNS의 광고로 십수억원이나 하는 피아제 시계 광고를 떡하니 내보내니 눈길이 아니갈수가 없게 되었다.
아.. 명품에는 스토리가 있어 사람들이 열광한다고 하던데 피아제에는 한 유명인사의 논두렁 투척이란 스토리가 있다. 나 역시도 이만하면 돈 안벌고 먹고 살만한 그때가 되면 꼭 명품 피아제 시계 사서 논두렁에 던지고 사람들에게 찾아서 발견한 사람이 가지는것이라는 은혜(?)를 베풀고 싶다..
#아이비일상 #피아제 #명품 #스토리 #롤렉스 #논두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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