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받는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방법

《 환영받는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방법 》

중앙연구소에서 모 개발 프로젝트를 하고 있을 당시였다.

내가 맡은 분야는 당시 개발 프로젝트의 여러 분과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내가 맡은 분야에 인력과 자금을 넉넉치 지원을 해주지 않고 있었고 이슈가 되는 분과대비 연구소장에게 보고하는 횟수도 극히 드물었다.

한마디로 연구소장의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윗 사람에게는 늘 소외받고 관심이 없던 분야였지만 사람들을 잘 다독여 어떻게든 성과를 내어 주목을 받고자 하였고 모처럼의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연구소장 보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실험도 하였고 연구 데이터도 많이 쌓았고 긍정적인 진척사항이 많아 연구소장에게 칭찬을 듣고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을 찬스라 생각해서 다양한 실험내용, 각종 측정 데이터와 사진을 첨부하여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었다.

당시 준비한 자료는 아마도 파워포인트로 슬라이드 50장이 넘었던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날 발표 테마는 대략 10개 정도였는데, 당연히 연구소장이 관심이 있었던 테마는 앞에 위치하였고 내 발표할 자료는 맨 마지막에 있었다.

아무리 편하게(?) 보고받는 연구소장이라 할지라도 앞선 이슈가 되는 테마에 진이 빠지고 정신적으로 녹초가 되셨을텐데, 그런 상태에서 드디어 내가 발표를 하게 되었다.

긍정적인 실험 데이터가 나와 이 참에 주목을 받으리라는 나의 기대와는 달리 보고한지 몇분 안되어서 연구소장에게 처참하게 깨지고야 말았다.

연구소장님이 나를 혼낸 이유는 내가 작성한 자료가 당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준비해간 50장을 다 발표하지도 못하고 중간에서 깨진채, 그 다음주에 다시 준비해서 발표하란 지시를 받고 발표를 마쳤는데..

나의 노력과 고생을 몰라주신 연구소장이 너무 야속하고, 분해 혼자 우울해 하고 있었는데 나를 잘 아시는 부장님이 오시더니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이었다.

"Ivy야, 자료는 참 좋은데 말이야.. 너 자료에는 스토리가 없어! 연구소장에게 그냥 우격다짐식으로 밀어 넣으려고 하니깐 가뜩이나 머리 아픈 연구소장이 너의 이야기가 들어오겠니?"라는 말씀을 하셨고..

"잘봐, 너 자료는 고칠게 없어. 다만 발표 순서를 바꾸어봐. 처음부터 결론을 내고 너가 잘한 내용부터 앞세우지 말고 연구소장을 초반에 궁금하게 만들어 버려. 그래야 뒤가 궁금해지고 결말이 궁금하게 하란 말이야"

그리고 그 부장님과 함께 내가 만든 50여장의 파워포인트를 내용은 바꾸지 않은채 순서만을 바꿔 재구성하였고, 다음주 연구소장에게 재 보고할때 연구소장의 강평이 "우리 Ivy가 없는 인원에 정말로 훌륭하게 잘했네!" 였었다.

연구소장님이 우리의 노력과 고생을 알아주신게 너무나도 기뻤고, 한편으로는 발표 내용을 바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주에는 신나게 깨지고 이번주에는 극찬을 받는 상황이 너무나도 아이러니 하였고, 나에게 프리젠테이션 구성에 도움을 주신 부장님께 감사함을 느꼈다. 그 이후로 보고자료를 만들때 아래와 같이 작성을 하려고 신경을 썼다.

첫째, 화제가 되고 있고 시급함을 다투는 사안을 보고 할때는 결론을 앞에 두자.
둘째, 화제가 되지 않는 사안이지만 내가 주목을 받고 싶을때는 결론을 앞에 두면 안된다. 청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킬수 있는 요소를 꺼집어 내어 미끼성 화두를 던져 뒤가 궁금하게끔 이끌어나가서 마지막에 어떤식으로 해결을 하였다라는 결정타를 날린다.
  
일반적으로 결론부터 말을 하라!는 문서 작성 팁을 많이 조언 받아왔겠지만 그것은 통상적인 보고인 경우에 해당되지만,
뭔가를 각인시키기 위한 프리젠테이션을 할경우에는 절대! 절대로 결론부터 말해서 자신의 패를 드러내서는 안된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통용되는 것이다. 

내패를 다 보여줘서 더이상 궁금해 하지 않게 만들지 말고, 다음에 만나면 또 재미난 패가 있을것 같다라는 흥미를 유발해야 계속 나를 찾는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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