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아이비 일상

오랜만에 담배를 하나 샀다.

아이비리 2020. 12. 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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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식적으로 십수년전에 담배를 끊었지만, 사업상 미팅에서는 담배를 피곤한다.

왜냐하면 내가 속한 이바닥(?)에는 의외로 흡연자가 많은데 같이 흡연을 하지 않으면 동질감을 가지기가 어렵고, 또한 같이 나쁜짓(?)을 하다보면 친밀감이 더욱 높아지리란 계산 때문이다.

그래서 평상시에 담배를 피지 않고 사업적인 모임에서 담배를 피는 나에게 나를 아는 지인들이 담배도 전략적으로 핀다라고 놀리기도 한다.

또한 담배 피는 것을 어떻게 조절이 가능하나며 담배를 아예 끊는 사람들보다 독하다라는 이야기도 간혹 듣기도 한다.

한때 담배를 많이 피웠을때는 중국 무역을 하러 중국을 일주일에 한번씩 들락날락 할때였었는데, 내가 접했던 중국 고객들과 파트너들은 전부 헤비 스모커라 나또한 그곳에서는 어쩔수 없는 헤비스모커가 되어 그들과 보조를 맞췄다.

특히 중국 고객들과 파트너들이 많이 피던 담배가 한문으로 중화(中華)라고 적혀있는 녀석인데, 2016, 2017년도 당시 환율 기준으로 한갑에 2만원씩 가량 하였고 허름한 집이나 후진차를 타고 다니는 중국 사람들이라도 허세떨기에 아주 좋은 담배였다.

나도 중국 출장가면 보통 그 담배를 많이 애용하였고 한보루 사서 중국 사람들에게 나눠주는등 인심을 쓴 기억도 난다.

따라서 나의 몸이 담배 청정지역이라 말을 할수는 없지만, 사업적으로 어쩔수 없이 담배를 대고 있어 공식적으로는 담배를 피지 않는 비흡연자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

그런데 이런 내가 오랜 나만의 불문율을 깨고 말보루 담배를 편의점에서 하나 내돈내산 하였다.

그리고 한가치를 입에 물고 한모금 빨고 내쉬고, 그렇게 피다가 짧은 꽁초가 되었을때 재털이에 버리고 다시 연거퍼 한대를 더 피웠다.

흡연자들 사이에 이런 변명이 있다고 한다. 보통 담배를 피면 몸에 나빠 수명을 깍아 먹는 다고 하는데,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지 못해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담배를 펴서 깍이는 수명보다 더 많다라는 논리로 담배를 핀다고 말이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살짝 다른 것 같다. 가끔 마음이 휑한 상태에서 담배 연기를 잔뜩 빨아 폐속에 넣어 다시 내쉬면 담배 속에 있는 각종 중금속들과 각종 유해물질이 내 폐속을 이리저리 휘돌아 다니고 상처를 내면서 마치 휑한 가슴속을 꽉채우는 그런 대리 만족을 준단 말이다.

그래서인지 고독감, 상실감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담배가 정신적으로 좋은 치료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주변에서 따뜻한 말한마디, 격려도 좋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내 몸에 반응하여 뭔가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게 그래도 담배인것 같다...

이왕 담배를 샀으니 이번에 산 한갑만 피고 다시 비흡연자의 길로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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