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루히토 일본 천황의 연호인 令和(REIWA)에 담긴 일본 이야기 》
일단 용어부터 정리하고 가자. 일본의 최고의 상징적인 존재는 천황(天皇,텐노)이라고 불리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천황을 천황이라고 부르면, 일본을 높힌다 여겨 굳이 "일왕"이라고 부르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잘못된것이다.
천황은 높임말이 아닌 하나의 고유명사이다. 일전에 언급을 했지만 진시황제를 진왕이라고 하지 않으며, 러시아의 차르를 러시아왕이라 하지 않으며, 나폴레옹 황제를 프랑스왕이라 하지 않고, 흉노족 묵특 선우를 흉노왕이라고 하지 않으며, 선비족 가한을 선비왕이라고 하지 않는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천황은 일본에서 최고의 존엄을 가진 고유명사일뿐이지 이를 굳이 "일왕"으로 부르면 아직도 일본에 대한 열등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꼴밖에 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냥 "천황"이라고 사용을 하겠다. (이렇게까지 설명했는데 내가 천황이라고 한다 해서 나보고 친일파 운운하는 흑우는 없겠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신화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보자.
우리나라의 신화는 환웅과 사람이 된 웅녀사이에 낳은 단군왕검이 나라를 건국했다라는 매우 심플한 신화로 구성이 되어 있으나 일본은 섬나라 국가 답게 다양한 문화와 문물의 유입으로 인하여 신화가 매우 복잡하다.
또한 신화속에서 "천황"의 철저한 신격화에 대한 정당성이 들어가 있어야 하며, 이웃나라의 신화와 비교할것이 없어 상당히 부풀린 측면이 강하다.
대략의 내용을 보면 이렇다.
남매 신이 있었는데, 두 남매신이 결혼을 하여 자식을 낳다가 불의 신이 나와 여자신이 불에 타서 죽어버렸다.
홀로 남게된 오빠신이 콧구멍을 통해서 아이 셋을 낳게 되는데(단성생식..^^) 그중 하나가 태양의 신이다.
태양의 신의 손자가 있었는데, 이 손자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를 "천손강림"이라고 부른다.
하늘의 천손이 지상에 내려와서 자신의 베필을 물색하다가 꽃의 신과 바위의 신 둘과 사귀다가, 바위의 신을 외모가 못생겨 친정으로 보내고 꽃의 신과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나온 자식은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얼마동안 살다가 죽게 된다. (천황이 죽게 되는 이유를 이런식으로 설명을 한다.)
아무튼 천손과 꽃의 신에서 나온 자식이 바다로 가서 조수의 신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데 이 아이가 성장해서 다시 육지로 올라가서 나라를 세울때 그의 어머니의 동생인 이모와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게 되는데 이게 바로 최초의 천황인 진무(神武)가 된다.
일본 역사서에는 최초의 천황의 시작을 기원전 3세기로 서술하고 있는데, 사실 이는 역사왜곡으로 기원전3세기의 일본은 조몬문화라고 하여 빗살무늬 토기를 사용한 신석기 문명으로 역사이전의 시기였던것이다.
어찌되었든 천황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역사 왜곡은 이해해주자.
천황이란 말은 처음부터 나왔는가?
그것은 아니다. 일본도 부족국가로부터 시작해서 고대국가로 넘어가고 나라의 틀을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기원전 3세기 무렵에 야마토(大和) 정권이 수립이 되어 여러 부족국가를 흡수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으나 아무래도 천황(기원후 650년까지는 오키미(大王)이라고 칭했고 그 이후에 천황이란 단어를 사용)의 힘이 매우 약해 호족의 눈치를 볼수 밖에 없었다.
야마토 정권은 그야말로 오키미(大王, 이때는 천황이란 호칭X)와 호족(고조쿠)와의 힘겨루기가 만연하였는데, 일본의 신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일본인에게 존경받는 쇼토쿠(聖德) 태자를 비롯하여 오키미가 호족에게 벗어나려는 시도록 무지하게 많이 하게 된다.
특히나 야마토 정권은 견수사, 견당사라고 하여 수와 당의 문물을 보고 배워와서 일본땅에 그대로 재현하여 봉건국가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기원후 7세기말의 덴무 천황이 당나라 도읍인 장안(현재의 시안)의 모습과 흡사한 도시를 만들어 천도를 하면서 그제서야 비로서 오키미란 단어를 저버리고 천황(텐노)이란 단어를 쓰기 시작하였고, 나라의 이름을 니폰(일본)이라고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참고로 일본(日本)이란 뜻은 태양이 터오르는 곳이라는 의미이며 일본발음으로는 니폰이며, 중국에서는 지펀으로 발음이 되어 이를 서양해서는 Japan이라고 하게 되었다.
아무튼 호족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천황의 긍지는 율령을 반포하기에 이르렀는데, 여기서의 율이란 법률을 말하는 것이고 령(令)이란 바로 국가 제도를 뜻하는 것이다.
나루히토 일본 천황의 연호의 앞글자인 REI(令)가 바로 국가의 체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和는 무슨 의미일까?
일본 사람들은 和를 일본의 상징으로 여겨 和食(わしょく)라고 하면 일본 요리라고 말하며, 和風(わふう)은 일본 스타일을 뜻하고 和服(わふく)는 일본식 옷차림을 뜻할정도로 和(わ)란 말과 일본이란 단어를 일체화 시키는 경향이 매우 강한데 和를 주창하고 법령화 하였던 사람이 앞서 언급한 쇼도쿠 태자이다.
사실 쇼도쿠 태자는 천황이 아니라 일본 최초의 여자 천황의 섭정(일본어로는 셋쇼)을 한 사람으로서 쇼도쿠 태자가 섭정하기 이전의 일본의 정치상황은 매우 혼란스러워 대호족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게 되었다.
이런 점을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던 쇼도쿠 태자가 섬나라에선 서로 치고 박고 싸우다보면 모두다 공멸할것이 자명하여 그가 발표한 17개조 헌법의 제1조가 和를 소중히 여겨 서로 싸우지 말자라는 것을 넣게 된 것이다.
이후 和는 일본 사람들의 국가 이념처럼 변모가 되고 정신적 DNA가 되어 오늘날에도 和는 일본의 국시(國是)나 다름이 없다.
따라서 令和(REIWA)라는 의미는, 반듯한 국가 재건 그리고 일본인들의 강력한 단결이란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하지는 않을까 싶다. 최근 경제가 회복이 되고 과거의 찬란고 힘있는 제국주의의 향수가 강하게 남은 일본인들이 천황으로의 복고를 주장한 메이지 유신을 떠올리며, 새로운 천황의 연호를 令和(REIWA)라고 한것은 의미 심장한 사건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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