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서울시내 2호선 지하철에서 편지봉투를 파시던 한 행상꾼 아저씨가 생각이 난다.
아마 당시 백색 편지봉투의 시세가 대략 100원쯤 하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행상꾼 아저씨는 편지 봉투를 한매당 20원에 판다고 목청을 높이며 사람들에게 호소를 하셨다.
행상꾼 아저씨가 몇분간 간곡하게 읍소를 하셔도 사람들의 반응이 없자 주섬주섬 편지봉투를 챙기시면서 혼잣말로 "사람들이 바보인가? 이렇게 봉투값이 싼데도 가만있는것을 보면 말이야"라고 하시는것이었다.
바로 내 앞에 편지봉투를 두시고 혼잣말을 하셨기에 그분의 그 말씀을 나는 똑똑히 들었고 혼자서 얼마나 비웃었는지 몰랐다.
사람들이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 물건을 들고와서 아무리 싸게 판다고 한들 그 물건이 팔릴것이라 생각하신 그분의 자신감과 무지는 어디에서 기인하였던것일까? 아무리 이해를 해보려 하여도 그분의 노답 마켓팅은 마켓팅을 모르는 어린 아이도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울것이다.
그런데 재미나게도 주변의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노답 봉투 행상꾼 같은 답 안나오는 행동들을 참으로 답답하기 이루 말할데가 없다.
예를 들자면,
남들이 들어서 아무 교훈을 얻을수 없는 자기의 우울한 과거를 지속적으로 들먹임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유도한다거나, 무슨 경제적 전망을 맞췄다고 "거봐라~ 내말이 맞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인정을 원한다거나(그렇다고 본인이 떼돈을 번것도 아니면서) 하는 류의 이야기를 들으면 노답 편지봉투 행상꾼이 생각이 나는것이다.
편지봉투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편익을 줄수 있는 제품으로 판매를 하였으면 어땠을지? 우울한 이야기를 하여 지속적인 공감과 위로를 강요하는게 아닌 극복하고 치유로 다른 이들에게 교훈과 용기를 주었으면 어땠을지? 나 잘났다가 아닌 타인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인 도움을 주었으면 어땠을지?
말의 홍수속에 정신적, 육체적, 재산적 긍정의 메세지를 보고 싶어하는 갈증을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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