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아이비 골프

골프치세요?

아이비리 2021. 5. 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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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치세요? 》

오늘 동네 단골 미용실에서 헤어컷을 하였다. 그동안 열심히 노느라 머리카락 자라는지도 몰랐는데 안자른지 무려 한달반이나 되었던것이다.

내가 이용하는 미용실은 원래 다른 원장님이 하시던곳을 새로운 원장님께서 이어 받으신곳인데, 비교적 사교적인 나는 잘 모르는 여자사람에게 말을 잘 안걸고 새로 오신 이분도 낯을 가리시는 편이신지 나에게 그동안 말을 걸지 않아서 헤어컷팅할때마다 약 30분간의 적막만 흐른다. (4번 방문했음에도 그동안 개인적인 이야기는 한번도 안했다)

하지만 30분간의 적막속에서 나는 나대로 나의 머리를 미용실 원장님께 맡기면서 눈을 감고 졸고있고 원장 선생님은 내 머리카락을 이쁘게 자르시려고 말없이 집중을 하신다.

그런데 오늘 원장님께서 골프를 치는것을 우연히 알게되어 내가 "골프 치실줄 아세요?"라고 한마디 건내었더니 그동안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씀을 고이(?) 간직하셨다가 마치 물을 가득 가둔 둑이 터진양 나에게 정신없이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것이다.

헤어컷팅하면서 골프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나도 비로소 이분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동안 원장님 얼굴도 보지 않고 머리만 깍은것이었다.)

이렇듯 요즘 잘모르는 사람과의 인사는 골프로 시작이 될수도 있는것 같다. 생존의 위기가 엄습할 시기의 인사가 "무탈하시죠?" 였었고, 배고픈 시기에는 "식사하셨죠?"가 대화의 시작인것처럼 요즘처럼 골프를 갈구하는 사람이 많은 시기에는 "골프치세요?"가 요즘의 인사법으로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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