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업하기전까지 분기~반기에 한번씩 만나던 대학친구들이 있었다.
여느 남자들 모임처럼 식사, 술, 술 하는 모임이었는데..
각자 직장의 위치가 파주, 인천, 수원, 대전등이어서 모임의 위치는 열차로 이동하기도 좋고 먹자 골목이 있는 영등포에서 주로 만났다.
보통 나 포함해서 4명이 주로 나왔으나 가끔씩 1~2명이 더 추가되는 모임으로 신기하게도 대학때는 별로 친하지 않았다가 우연한 기회로 한두명씩 연락이 되면서 사회 나와서 더 친하게 된 케이스였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을 하지만 우리 모임에 나오는 아이들은 전부 앗싸들이었다. 대학때는 동아리나 학과 행사에 참여도 안하는등 존재감이 별로 없었던 친구들이다. (반면에 나는 가요제도 나와 입상도 하고 동아리 및 학과 활동도 열심히 했다.)
여느날처럼 우리들은 영등포 한 식당에서 모여 삼겹살에 쏘주 한잔 걸치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약간 늦게 온다고 하는것이었다. 7시부터 부어라 마셔라 하고 있었던 우리는 혀가 살짝 꼬일정도로 취기가 돌았는데 9시쯤 되어서야 늦게 온다던 친구가 그제서야 도착한것이다.
그런데 뒤늦게 온친구의 복장을 보니 출근룩도 아니고 더군다나 왠지 대학생 같이 귀여운 백팩을 매고 온것이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왜 늦었냐고 물어보니 대구에 다녀왔다고 하는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구에 출장 다녀왔냐고 하니깐..그 친구의 하는 말이..
"우리 아이유 보러 다녀왔어!"
술이 얼큰하게 취해있었고 평상시에 TV를 전혀보지 않아 연예계 소식을 잘 모르는 내가 "우리 아이유가 뭐냐?"라고 물어 보니깐 그녀석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으며 원형탈모인 모습을 드러내며 아이유도 모르냐고 핀잔을 주던것이었다.
그렇다!
내 친구도 삼촌팬이었던것이다.
그것도 탈모 삼촌팬 ㅜㅜ
그러더니 백팩에 아이유 브로마이드랑 아이유 응원한다고 각종 소품을 보여주는데 탈모인 녀석이 응원 소품들고 아이유 공연에서 "우윳빛깔 아이유"를 외치며 응원하는게 가히 상상히 안되며 감히 상상해 보려 했는데 악몽같이 끔찍하였다.
그래서 그 공연에 온 다른 삼촌팬들이 더러 있냐고 물어 보았더니 생각보다 꽤 많다는것이다.
그리고 삼촌팬들은 경제력이 있어서인지 아이유에게 홍삼, 녹용등의 한약셋트와 소고기 셋트등 아이유가 피곤하고 지치는게 안쓰러워 실질적인 도움이 될수 있는 선물을 보내주니 아이유가 공연중간에 삼촌팬들을 향해 항상 감사인사 한다면서 친구녀석은 이내 황홀한 모습을 보인다.
약간의 문화적인 충격이었고 청소년이 아닌 나이였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사심없이 좋아하고 어디에 몰입을 할수 있다는 친구녀석이 살짝 부럽기도 하였다.
#아이비일상 #아이비생각 #삼촌팬 #아이유 #대학친구 #브로마이드
'05. 아이비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미스서울 진 수상 (0) | 2021.02.24 |
---|---|
넋두리 (0) | 2021.02.24 |
주말 단상 (2) | 2021.02.23 |
올해 하고 싶은 것들 (0) | 2021.02.23 |
2019년 미스 서울 美,善 수상 (0) | 2021.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