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시절 학원강사 했던 썰 》
난 대학 다닐때 당시 집안 형편이 그렇게 좋지 못해 부모님께 학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여 전액은 아니지만 일부 장학금 + 부모님 지원금을 받아 학비를 충당했고 용돈등은 주로 과외나 주말 노가다(건설시다, 이삿짐, 소독 알바)등을 해서 충당하였다.
다행히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모 교수님 수하로 대학원생이 되는 조건으로 대학 3학년말부터 해당 실험실에 들어가 교수님의 실험을 도우며 학부생 신분으로 논문도 여러편 내었고 그런 실적으로 대학원생이 되었을때 교수님의 배려로 삼성종합기술원 인턴 연구원과 학교 TA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할수 있었다.
아마 대학 4학년때 일로 기억을 하는데 학과방에 과학 학원강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보았다. 중학생 1~3학년 대상으로 과학 전체(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를 가르키는것이었는데 평소에 후배들 교과목 지도해주는것을 좋아라해서 용돈이나 벌 심산으로 학원에 전화를 걸어 해당 학원 원장님과 인터뷰를 하였다.
인터뷰를 하다보니 이 학원의 과학선생님이 갑자기 그만두셔서 대타로 싼맛에 과학을 가르칠 알바가 필요한 느낌이 들어 내가 단기 알바치곤 꽤 비싸게 몸값을 불렀더니 원장님이 순간적으로 움찔하시더니 대안이 없던 나머지 내가 제시한 조건으로 계약을 하였다. 대신 교재는 내가 사는 조건으로..
수업은 다음날부터 진행이되었다.
대학생 남자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하니 당연히 학원에서는 화제가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 그 학원에는 나이 많은 분들이 많았는데 대학 4학년생이 가니 중3하고 나이차가 6~7살에 불과하였기 때문이었다. (난 병역특례 전문연구원 출신으로 대학때 군대를 가지 않았다.)
특히 중3 여학생들 한테 짖궂은 장난도 경험을 많이 해봤고 중학생 나이때에나 발현되는 아이들의 순수함도 많이 느꼈다. 이를테면 이런것이다. 당시 내가 맡았던 중3 아이들의 숫자가 15명 가량 되었는데 아이들이 수업 마치고 떡볶이를 사달라는것이다. 귀엽기도 해서 가지 못하는 다섯명을 제외한 10명과 떡볶이를 같이 먹었는데 한참을 먹고 있는데 한 남자 아이가 귓속말로 "선생님~ 돈 있으세요?"라고 속삭이는것이다. 너무 귀여워서 돈많으니 걱정말고 많이 먹으라고 대답해주었다.
중딩들과의 수업은 나름 재미있었다. 누구를 가르치는것에 흥미와 보람도 있었고 특히 내가 하는 과학 이야기에 아이들이 눈을 초롱초롱, 반짝반짝거리며 득도를 했다는 듯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역시 기뻤다..
나의 수업 스타일은 교재에 나온 문제지를 푸는게 아니었다. 교재는 있었지만 교재는 참조하지 않았고 아이들에게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원리에 집중을 하였다.
생물시간에는 "애들아~ 사람피는 왜 빨간지 알아?"라고 화두를 던져 거기서 혈액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 한다던지? 지구과학 시간에는 "하늘이 왜 파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왜 그런 현상이 나오는지에 대한 탐구로 수업을 하니 아이들의 수업 만족도가 컸었다.
가끔 아이들이 나에게 이랬었다. 선생님은 전에 가르쳤던 선생님과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고..전의 선생님은 문제지만 풀었다고.. 그렇다.. 나는 미래의 과학 꿈나무를 키워낸다는 교육이념을 영세 학원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거룩한 교육이념은 곧 현실의 벽에 가로막혔는데.. 아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많이 가지게 되었지만 과학 성적에는 도움이 되지를 않아 엄마들의 항의에 생각보다 빨리 잘리게 되었다..
그래서 학원에서 한가지 커다란 삶의 교훈을 얻게 되었다. 학원에서의 고객은 학생이 아니라 엄마라는것을.. 나의 고객은 반드시 내 눈 앞에 있는게 아니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는것을..
#아이비일상 #학원강사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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