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원거리를 운전하다가 우리나라 휴대폰 기술의 핵심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R4, R5건물을 지나치다가 옛추억에 잠긴다.
무선사업부가 옛 직장의 관계사라 찾아가기도 상대적으로 부담없었고, 그렇기에 핵심정보나 로드맵등을 입수하기에 용이하였으나 그렇다고 기술이나 품질적인 실력이 되지 않으면 호되게 꾸지람을 받기도 하였다.
대략 3만명정도가 그곳에 상주해 있다고 알려져 있고 편의시설로는 분식, 피자, 커피등등의 가게가 건물 가까이에 있는데 내가 알기로 그곳 도미노피자가 전국 1위라고 알고 있을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곳의 가게 주인들은 보통 삼성전자 퇴직하신분중에서 로열티가 높으셨던 분들이거니와 회사일로 순직하신 분의 미망인들인 경우가 많았는데.. 어떤 사모님께서는 사업초기에 꽤재재 하시다가 어느날 제법 사모님 티가 물씬 나는것을 보면 소위 막대기를 꽂아두어도 장사가 잘되는곳중의 하나였다. (돈있는 3만명이 있으니 장사가 잘될수 밖에..)
핵심 기술이 모여 있는곳이라 당연히 보안등급은 1등급이고 듣자하니 층과 층사이를 이동할때도 제한을 받아야 할정도로 폐쇄적이다.
일전에 태블릿 PC건으로 협의할때 R4인가? R5인가? 내부로 들어가본적이 있었는데 개발실을 지나갈때 7, 8, 9, 10, 11, 12, 13이란 숫자가 적힌것을 보고 저게 무슨 숫자냐고 물어보니 태블릿의 크기를 말하며 소비자가 어떤것을 선호할지 모르니 전부다 개발을 한다는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확실히 삼성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면 일단 다 해보는것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면 일단 다 가보는것이 진정한 삼성WAY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과거에 고집적반도체를 만들때 아래로 파고 들어가는 Trench방식과, 위로 쌓아올리는 Stack 방식 두가지가 있었는데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는 두가지 장단점이 있어 고 이건희 회장께서 잘 모르겠으면 두가지 다 개발하라고 해서 결국 스택 방식에 많은 장점이 있어 이것이 지금의 반도체 표준이 되었는데 독일의 인피니온은 스택이 아닌 트렌치 방식을 고수해서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일이란 효율적, 스마트하게 하는것도 좋지만 뭔가를 창조하고 개발하는 사람들에게는 스마트함 보다 무식함이라는 덕목이 더욱더 필요할런지 모르겠다.
그곳을 지나니 나도 무식하게 일했던 과거가 떠올라 뭔가 가슴속에서 아련한 느낌이 든다.
#아이비일상 #스마트폰 #무선사업부 #트렌치 #스택 #휴대폰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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